[스크랩] 고산모탱이 바람
오늘 아침 2007년 1월 8일 월요일
주말 부터 TV 에서 기온이 급 하강 할거라고 겁을 줘 왔다 그런관계로 오늘 새벽 산책길은 조금 신경을 써서 제법 두꺼운 차림으로 무장하고 나갔다
하지만 밖에 나가 느낀 겨울은 메스컴의 겁주기와는 다르게 빠른 걸음으로 10여분 걸었을까 했을때 이미 등줄기에 끈적함을 느꼈다
집에 들어오니 애들이 출근 준비에 바빴는데 마치 사진에서 보던 에스키모인의 복장으로 수선을 떨었다 그렇게 많이 춥지않다는 나의 핀잔을 들으면서도 TV 에서 시간마다 해대는 기상예보를 믿지 절대로 내말을 믿을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애들이 나간 뒤 잠시 상념에 빠졌다. 우리 어린시절 추위는 왜그리 매서웠는지 고산모탱이 찬바람은 지금생각해도 몸이 오그라 드는 것 같다.
지금처럼 모자달린 파카가 있었으면 그 고생을 하지는 않았을터 온기 없는 무명옷 몇겹 껴 입고 부들 부들 떨며 고산 모탱이 찬바람을 헤쳐 나가다 보면 귀 때기가 떨어져 나가는 통증을 느끼고 통증을 참지 못하고 손으로 귀때기를 부비면 또 손끝이 아려오고
오랬동안 빨지 않아 딱딱해진 부드러움 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양말 손으로 그냥 부벼 신고 닳아빠진 검정 고무신을 신은 발은 감각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 고생끝에 학교 도착해 책 보재기 내던지고 조개탄 난로에 손과 발을 쬐면 얼마나 손끝 발끝이 아팠던지 아무리 흔들어대고 난리를 쳐봐도 그 통증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짐작도 못할거다.
조금만 신경쓰면 아무리 춥다고 겁을 주는 날씨라도 금방 등이 끈적거리는 입을거리가 풍족한 지금 잠시 격세지감을 느끼며 옛 상념에 빠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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