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스크랩] 남학 선생님!

초의거사 2013. 4. 1. 09:53

 

 

"남학 선생"

 

돌이켜 기억해 보면 내가 말 배우면서 부터

들어 오고 뜻도 모르고 불러 대던 호칭이었던 같다

가장 가까이에서 이미 작고 하신 우리 형님들로부터

혹은 이웃에 사시던 집안 어른들로부터

수없이 들어 왔던 호칭이었다.

 

학교라는델 들어가고

그 말로만 듣고 뜻모르고 불러대던 그분이

회초리를 들고 교탁앞에서 호령 하실땐

오금이 저려 오줌을 찔끔거릴 정도로

무서웠었다.

 

공포의 워커 잘라 만든 슬리퍼!

그 슬리퍼끄는 소리가

복도 저편에서 따각따각 울리면

찬물을 끼얹은듯 교실은 조용~~~

그 슬리퍼 뒤축으로

엉덩이 한대라도 맞으면

초 죽음이었다.

 

그 선생님이

나의 친구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도무지 믿기지 않아 혼란스러워 하기도 하였다

집에서 맨날 저런 아버지와 사는 친구가

불쌍하게 느껴진때도 있었다

집에서의 일상생활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난 그 친구에게

그걸 물어 보지 못했다.

 

참 세월이 많이 흘렀나 보다

부음을 받았다

그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단다

을지병원 영안실

영정 사진을 뵙고 있으려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놈들~~~~!!"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싶다.

 

이제는

그 모든게 전설이 되어버렸으니

언제 한번

그 친구에게

한번 물어 봐야겠다

공포의 국민학교 2학년 시절

집에서의 일상 생활이 어땠는지

아마 우리들의 아버지와

다르지 않았을 것을 미루어 짐작 하지만

그래도 오랜 세월 가슴에 묻고 살았던

궁금증이기에 ---

 

삼가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첨부파일 남택상 - 옛동산에올라.mp3

 

 

출처 : 왕솔나무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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