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외손녀)
할애비 몫은 두배
초의거사
2013. 4. 16. 11:24
<심히 앓고 나서 얼굴이 부어있답니다>
우리 집의 지난 일주일은
당시 몰아치던 꽃샘 추위보다 더 추웠습니다.
손녀님께서 어린이 집에서 달고온 감기가
절정에 달해
토하고 설사하고 기침하고
애가 눈을 뜨지 못하는 사태까지 갔었지요.
아이고!
내 새끼 키울땐 그런 어려움 없이 그냥 살아온 것 같은데
어찌할바를 모르겠더군요.
차마 눈뜨고 못볼 광경이었지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일주일 동안 어린이 집엘 보내지 않고
병원으로 매일 출근 하다시피 했지요.
이제 조금 차도를 보여 어린이 집엘 또 보내고있지만
맘은 영 편칠 않아요.
그 와중에
그 어린 것이 눈도 못뜨고 앓는 모습을 보며
에미가 소리죽여 어깨를 들썩이며 웁니다.
심정 천번 만번 헤아려 지지요.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마음은 할애비가 아니라 애비더군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새끼의 들썩이는 어깨를 보고 있는 애비는 ---
바로 보면 할애비로서의 가슴 뜨거운 아픔
돌아보면 애비로서의 무너지는 억장
할애비로서 말로 형언 할 수 없을 만큼
사랑과 기쁨을 누리게 했던
그놈의 재롱들이 결국은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랍니다.
그 놈이 아픔을 할애비 몫으로 두배를 줬다면
기쁨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주었으니까요.
오늘은 어린이 집에서 또 어떤 경험들을 하고 올까?
돌아와서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종알 종알 얘기 할 그 시간이 기다려 집니다.
팔불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