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쇠사슬로 묶이고 --

초의거사 2013. 9. 22. 09:54

 

두 발이 잘려 나가고

 

안양천변에 올 봄부터 방치되어 있는

처참한 모습의 자전거입니다.

처음에는 앞 발이 잘려 나가더니

어느날 보니 뒤 발마져 잘려 나갔더군요.

주인은 간데 없고

 

주인은 왜 쇠사슬로 단단히 보호해 놓고 

저런 흉물스런 모습을 외면 할까요?

발이 잘린 장애물을 감당하기 어려워

그냥 모르는체 할까요?.

 

보호해 놓은 자물쇠를 보면

쉽게 해제 되지 않는

제법 비싼 자물쇠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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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애정을 갖고 곁에 두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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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건 물건이건

겉모습이

정상적인 형태를 갖고 있지 않으면

모두가 외면하는 세태가 되어버린 세상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들은

외형이 비 정상적인 것들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속이 비 정상적인 것들인 것을---

 

모두가 풍요를 구가하는 명절 연휴기간에

쇠사슬에 묶이고 두발이 잘린 자전거가

교각밑을 휘도는 초 가을의 스산한 바람처럼

잠시

마음을 썰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