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의 용틀임 !
어느덧 세상 살이 한 가운데를 지나고
손주 재롱을 낙으로 삼고 있는
일상은 늘 별로 의미 없는 날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아니 그것 조차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말이겠습니다.
실제로 자연 생태적으로 본다면
하루하루 뒷 걸음 치고 있겠지요.
원래의 모습(없음)으로 회귀하기 위해?---
자연은 분명 위대합니다.
어떤 존재함이 없어지면
그 자리엔 반드시 새싹이 움틉니다.
새싹의 용틀임은 없어지기 위해 퇴보하는 그것 보다
훨씬 활동적이고 감동적입니다.
요새 우리 다은이의 하루 하루 변화하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상대를 지칭하던
"너" "네가" "너희들" 이란 말이
언제 부터인가 줄어 들기 시작 하였지요.
며칠전 저녁 다은이와의 저녁 한가한 시간 -
할머니께서 심심 풀이로 먹으라며 사다 놓으신
튀밥을 먹으며 놀고 있었지요.
난 별로 먹고 싶지 않은데 그것도 혼자 먹으면 심심 하다나?
자꾸 같이 먹잡니다.
빈손을 입에 넣으며 거짖으로 먹는체 음냐음냐 했지요
처음엔 통하는가 싶더니 의심이 들었는지
다짜고짜 달려 들어 강제로 내 입을 벌립니다.
할 수 없이 아 !! 하고 입을 열었습니다.
찬찬히 들여다 보더니 대뜸 하는 말이
"너 쪼꼬렛 많이 먹었구만"
어금니에 보철 치료 한 걸 본 듯 합니다.
순간의 정적이 지나고 --
다은이와의 의미 심장한 눈빛이 부딛쳤습니다.
"아니! 너는 친구들한테 하는 말이지---
뭐라고 하지??--
살짝 당황한 기색이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라고 하면 되지!"
"어! 할아버지 쪼꼬렛 많이 먹어서 벌레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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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스로의 허물도 금방 인지 하고
고쳐 말할 정도로 하루 하루 커가는 다은이의 변화가
나에겐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 옵니다.
이제 저희들끼리 만의 대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새 요행하는 말들을 따라 하는 것을 보면 ----
"헐!!"
언제 부터인가 해 대는 그 말
국어 사전에도 없는 말이니 어느 어른이
설명해 줬을리 만무한데
신기 하게도 그 말의 쓰임새를 정확히 알고 쓰고 있습니다.
"앙 대요"
"옴마"
이런 말들--
어른들 입장에선 별로 반갑지 않은 말들인데
어쩌겠어요.
저희들도 저희들 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
화분속의 꽃은 예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넓은 밭으로 나가 잡초와 싸우고
비 바람을 이겨내야
더 화려하고 크게 피어납니다.
그 과정이 안쓰럽고 안타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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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야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