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인지 하지 못하는 고마움들

초의거사 2017. 6. 29. 08:14

지난 주말

세상을 떠들석 하게 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리 동네에 있었습니다.

구로, 금천, 광명, 정전 사태

대낮 한때를 혼란으로 빠뜨렸던 정전은

30여분 뒤 복구 되었지만

뉴스에 보도 된대로 그로 인한 혼란은 대단 했습니다.

그 혼란의 와중에 나도 끼어 있었습니다,

오후 12시 40분 경

문화원 지하강당에서

오후 1시반 공연을 위해 무대 셋팅 등 준비에 한창이었지요.

갑자기 암흑 천지

갑자기 멍하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우왕 좌왕

너도 나도 핸드폰 불빛으로 출구를 찾아 밖으로 대피합니다.

사무실로 뛰어가 자초 지종을 알아 보려 하나

이미 한전이고 구청이고 불통상태

전기가 없으니 컴퓨터도 먹통이고 온라인도 먹통이고

에어컨도 선풍기도 모두가 정지 상태,

라디오는 있으나 밧데리 미 장착이고

세상과 소통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스마트폰

너도 나도 삼삼오오 광장 나무 그늘에 모여

스마트폰 온라인에 눈길을 두고 있습니다.

나도 그리고 거기에 같이 있던 누구도

이런 사태에 대비한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참고 이미지)


내가 일주일에 두번 가는 가까운 경기도 한 도시가 있습니다.

거기를 가기위해 통과해야 하는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 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그 앞도로도 확장 공사를 같이 하고 있었지요.

왕복 2차선의 좁은 지방도로를 왕복 8차선으로 확장 하고 있었습니다.

그간 그 구간 약 1,5 ~2 km 정도를 통과하는데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아 왔습니다.

좁은 도로에 각종 공사 자재가 걸리적 거리고

먼지는 풀풀, 도로는 울퉁 불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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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갑자기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상전벽해 정도?)

왕복 8차선이 확 뚫렸습니다.

그 넓은 도로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중앙 분리선을 표기하는 원뿔 시설들

잘 훈련된 병사들의 나열 처럼 일렬로 놓여 있었습니다.

티글 하나도 부담 스러울 만큼 깨끗한 까만 도로 였습니다.

그런데

난 그 도로를 들어선 순간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에 발이 올라갑니다.

차선이 없으니 그 넓은 도로 어느 곳에 기준을 두고 운행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잠시 헤메다가 중앙 원뿔 시설들을 기준으로 삼고 천천히 --

옆으로 싱싱 추월해 나가는 차들도

내 뒤를 따르는 차들도 우왕 좌왕 하기는 매 한가지

그렇게 그 구간을 빠져 나와 차선이 있는 도로에 오니 마음이 편해 집니다.

교차로의 빨간 신호등이 잡고 있으니 마음에 안정이 옵니다.

차선이라는,- 신호등이라는 -

어떤땐 매우 불편하고 어깃장을 놓고 싶을때도 있었던

의 태두리에서 벗어나니

일순 혼란 스럽고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같은 맥락이 아닐지 모르지만

그 도로를 달리던 나도 그 누구도 그런 상황을 대비한 사람은 없어 보였습니다. 


(참고 이미지)


생각해 보면 우리는 스스로 인지 하지 못한채

사회적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수 많은 편의 시설에 의한 보살핌과

실 생활에 필요한 각종 안내와

 법이라는 지시속에 길 들여져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 따른 일정한 비용을 지불 한다 해서

그것들 자체를 등한시 하고 무시하고 대비 하지 않고 그냥 사는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의 보살핌, 안내, 지시,

학교에서 선생님의 보살핌, 안내, 지시,

사회에서 상사의 보살핌, 안내, 지시, 는

(집안에서 마눌님의 보살핌, 잔소리,)

인지 하고 때 되면 고마워 하고 감사의 표시도 하는데

자칫 하면 큰 재앙이 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인식이

나 자신 부터 제대로 정립 되어 있질 안아 보입니다.


이 글을 올리고 있는데

전기 안전 검사를 한다고 안전 공사 직원의 방문이 있네요

올리다 말고 임시 저장하고 컴퓨터를 종료하고

검사 끝나고

다시 컴퓨터 부팅하고

약 10여분

참 짜증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