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빨개둥이 친구
어제 저녁
시골에서 같이 자라 서로의 고추(?)모양을 알고 있을 정도인 두 친구와 오랬만
에 우리 동네에서 만나 한잔했는데 --
젊어서 부터 우리 셋이 모이면 동네 술이 바닥이 난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사이 -
한친구는 가방끈이 길어 대기업 이사 까지 하다가 정년 퇴임,
분당에 고급 주택을 소유하고 적지않은 퇴직금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고
한친구는 산본의 보통 주택에 그냥 평범한 삶을 사는 소위 말하는 서민
분당의 잘나가는 친구가 한잔 사기로 하고 오랬만에 뭉쳤다.
모처럼 만났으니 옛 실력을 발휘 해 부어라 마셔라 정신없이 떠들며 마셨
는데---
소주병이 6게쯤 자빠졌을때 부터 대화가 엇 박자로 나가기 시작 했다--
분당 친구는 골프예기, 해외 여행 체험 예기로 시간을 보냈고 --
산본 친구는 골프나 해외 여행을 못해본 처지 --
"야 00 놈아 그래 너 돈많냐 ?? 나 돈없다. 그래서 네놈한테 매일 술 얻어 먹고
있다. 너무 그러는거 아니야 임마. 나 기분 나뻐 !!
"야 - ! 내가 뭐랬길래 시비야 !
"긴말 할것 없고 너 돈많지?? 나 돈없어 새꺄 !
산본 친구의 일방적인 시비였고 - 분당 친구는 돈 있는것이 죄(?)라 일방적인
수세 였다.
그런 술취한 대화가 끝없이 이어 졌고 나는 직설적으로 오고가는 대화를 희석
시켜 보려고 애를 써 봤지만 속수 무책
급기야 혼자 자리를 떴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더니 - 이놈들은 늙으면서 크나 ---
얼마후 -
식당에서 나왔는데 길을 모른다고 연락이 와서 가 봤더니
두놈다 완전히 갔드구만 혀는 꼬이고 다리는 풀리고 ---
저녁내 싸우던 놈들이 뭐가 그리 좋은지 어깨 동무를 하고 히히덕 거리는 꼴이
라니 - 이래서 빨개둥이 친구 ----
분당 친구의 아들이 차로 모시러(?) 왔고 그 두 물건을(?) 한차에 실어 보내고
공원의 벤취에앉아 생각해 보니 옛날 부터 그랬다
두 놈은 싸우고 나는 말리고 ---- 그래 이놈들아 죽을때까지 싸워라 나는 말리
러 쫒아 다닐테니까 ---
잠시 흐뭇한 향수에젖어 하늘을 보았다
아-나는 그곳에서- 진짜- 정말- 서울이라는 곳에 몸담고 산지 25년 만에 처음
으로 어릴적 고향에서 봤던것과 똑같은 그것을 봤다.
하늘이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깨끗이 닦은 거울 같았고 (2006년 4월 11일 23:00)
그곳에 떠 있는 달 은 도시의 어지러운 조명에도 굴 하지않고 한편 계수나무를
한편 떡방아 찌는 토끼를 또렸이 보여줬다.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감동이었다 .
달빛 속의 겹 벗꽃은 바람에 하늘거리고
얼굴에 스치는 봄바람이 상큼하게 느껴지며
마음은 한 없이 평화 로운데
이럴때 -
눈가에 고이는 물기는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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