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문턱에서
어느덧
이젠 춥다 소리가 자연 스럽게 나옵니다
계절의 흐름으로 보아
예전 같으면 눈보라가 쳐온대도 하나도 이상 할 것 없는때입니다
어찌 어찌 하다 보니
봄 , 여름, 가을을
지나보낸적이 없는 것 같은데 계절이 벌써 이곳에 와 버렸습니다
그 봄, 여름, 가을, 분명 내가 겪고 보냈을텐데 ---
<금천 폭포공원의 가을>
아침녁에 부지런 떨며 서둘러 병원 투어에 나섰습니다
정형외과에 들러 기다리고 진료 받고 치료하고
처방전 들고 약국 가서 기다리다 약 타오고
내과에 들러 혈압재고 처방전 들고 약국 가서 약 타고
집에 오니 11시 40분
내몸 안에서도 계절의 이맘때 처럼한파가 오고 눈보라가 쳐온다해도
하나도 이상할게 없는때입니다
그런데
계절의 변화는 자연의 섭리라면서 작은 아쉬움으로 받아들이면서
내 몸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쉽게 받아들여 지지 않습니다
<안양천의 가을 밤>
지금 생각 하면 내 생의 봄, 여름, 가을도
그냥 인지 하지 못할만큼 빨리 간것 같습니다
지금의 심정, 쓸데 없는 허욕이 그런것 처럼 느껴집니다
계절을 재촉하는 가을비 처럼
몸의 여기 저기서 시그널을 보내옵니다
이러다 이러다
계절의 흐름에서와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내 몸에서도 자연의 활동이 멈추는 날이 올겁니다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가를 읊었다는 수루에 앉아 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봅니다>
사람들은 계절을 재촉하는 가을비 같은 절차 없이
어느 날 잠자듯 조용히
포근한 함박눈속에 묻혀 자연의 활동이 멈춰 주길 고대 합니다
생각해 보면
순전히 산 사람들 입장에서 어쩌다 그런 사람이 있어 보이지만
그 사람들의 입장을 우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산 사람들의 생각 처럼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을까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 유추해 보면
계절을 재촉하는 가을비를 겪으며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마른 하늘에 천둥 번개에 맞은 듯
극심한 고통속에 자연의 활동을 마감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이러나 저러나
누구나 차별없이 북망산에 올라야 하고
북망산에 오르는 길은 멀고도 험할 것입니다
북망산을 멀리해 보려
사람들은 오늘도 되지 않은 욕심을 부려 가며
여기 저기 헤메고 다닙니다
남의 일이라면 욕심대로 되지 않으니 욕심 부리지 말라고 훈수도 두면서
내일은 욕심대로 될것 처럼
정처 없이 헤메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