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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도 없는 세월
초의거사
2021. 5. 17. 13:26
집에서 할일 없이 빈둥 거린지 1년이 넘어가니
평소엔 신경 쓰지 않았던 집안 청결 문제까지 눈에 거슬려
언제 부턴가 먼지 털이개 들고 서성이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도 책장 정리를 하다
책장 한구석에 방치 되어 있던 탁상시계를 발굴? 합니다
멈추어 있어요
6시 30분에 멈추었는데 그게 언제 멈추었는지 알수는 없습니다
1년전인지 2년전인지 아니면 어제 였는지
알수 는 없습니다
그냥 놔두면 변함없이 영원히 6시 30분이겠지요
봄꽃이 피고 지고
6월의 장미가 아름답게 피어 나고
6월의 소나기가 호기롭게 쏟아지고
모두가 작년의 모습과 똑같은데
모두가 기억 하고 있는 예전의 모습과 똑같은데
심지어 내 마음은 늙지 않고 50년전과 똑같은것 같고
부처님 마음은 무려 2,500여년전과 똑같은데
이놈의 인간사에 흐르는 세월은 고장도 없이 잘도 흐릅니다
마음은 이팔 청춘인데
이팔 청춘의 몸은 간데 없고
반백머리에 애써 고추 세우지 않으면 꾸부정 해지는 몸으로
무료하게 하루해를 보내는 늙은이가 눈앞에 있습니다
스스로 늙어 가는건 생각 않고
인생이 60km로 가느니 70km로 가느니 어쩌니 하며
그 세월 붙잡으려 택도 없는 바램질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몸이 늙어가면 마음도 같이 늙어지면 좋으련만
세월이 고장 나던지
마음이 고장 나던지
코로나가 고장 나던지
오늘 술시엔
해물파전에 막걸리 한잔으로
이놈의 세월을 고장 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