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고향의 봄
삼월 마지막 주말 저는 부여에 있었지요 방문인사에도 언급했듯이 겸사겸사 내려갔었어요 그런데 고향집 마루에 있는 TV 가 안테나의 불량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은지 오래전 일 이번에 가보니 조카가 42인지 LCD 판넬 TV를 떡 갖다 놓았는데 빛좋은 개살구? 역시 제구실을 못하고 있더군요 안방에는 위성수신 채널이 연결되어있어 양호하고 안방과 거실이 20여년?정도의 격세를 안고있었지요
안방과 거실의 격세를 메울 방법을 연구해봤어요 위성수신기 뒤를 찬찬히 살펴보니 안방 TV를 연결하고도 TV 한대를 더 쓸수 있는 여유분의 출력 단자가 더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 단자를 이용해서(스카이측 몰래) 거실에서도 위성 수신을 할수 있도록 하기로 맘먹고 부여에 연결 케이블을 사러 갈려고 준비 하고 있는데 형수님께서 부여 가는길에 생강 한근만 사다달라는 부탁을 하시는 겁니다.
전파사에 들러 케이블을 구입 한 후 채소 파는 난장에 들러 " 아주머니 생강 한근만 주세요" 힐끗 보시더니 웃으시며 "이렇게 일찌감치 잘~난 아저씨가 생강은 웬일이래유" "왜요 아주머니 잘~난 아저씨는 생강사면 안되나요" 생강을 비닐 봉지에 담으시며 "아뉴 그냥 흔찮은 일잉게" 저울에 생강을 올리더니 "워메 반근은 더 달렸네 -- 그냥 가져 가유" "아주머니 어렵게 장사하시는데 안 남아서 어떻해요 덜고 주시지 ---" "첫 손님인디 야박허게 그럴수 있남유 수십년을 장사허구도 아직 가늠못허는 내 손목아지가 죄쥬 워떠케 그걸 덜어낸대유 그냥 가세유" 나는 그 아주머니 말대로라면 4,000원 내고 6,000원어치 생강을 사왔어요
고향의 장터 난전에서 나는 고향을 잔뜩 얻어 왔어요 그속에 그냥 섞여 지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어요 아무리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여도 고향의 양지바른 그곳은 예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민들레가, 냉이가, 쑥이, 파릇 파릇 돋아나고 있었어요. 머지않아 아지랭이 넘실대면 종달새가 하늘 높이 노래부르며 날겠지요.
참 거실 TV 는 내 짐작대로 위성수신이 잘되어 깨끗한 화질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스카이 측 에서 알면 아마 수신료를 더 내라 하겠지만요--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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