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매봉재 고개

초의거사 2013. 3. 22. 12:19

초겨울로 접어든 어느 날씨 좋은날

충남 서산시에 있는 가야산을 등정 하고 왔습니다.

해발 687m라 했지만 그 가파르고 험한 산세는

강원도 해발 1,000m급 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지요

오르는길- 모두들 말을 잊은채 가쁜 숨소리만 적막을 깨고 있었습니다

앞사람의 등산화 뒤꿈치만 보고 오르는 형국입니다.

 

 

가쁜숨을 몰아쉬며 오르다가 문득

옛 고향 이맘때의 정경이 떠오르더군요

지금쯤 추수도 모두 끝나고 지붕도 다 새 나래로 엮어 잇고

나무지개 지고 산을 오르기 시작 할때입니다.

저 뻬롱뫼 쯤 가서 나무를 한짐 베어 지고

집에 오는길은 매봉재를 넘어 모이는 장소를 거쳐 오지요

그런데

가마논에서 매봉재를오르는 길이 장난이 아니지요

직선 거리 약 300m쯤 될까요???

거의 직벽이지요

고개를 들어 앞으로 올라야 할 꼭대기를 쳐다보면 안됩니다

미리 지치지요

고개 푹숙이고 내 발등만 보고 한걸음 한걸음 올라야 합니다

북풍한설이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참 - 가을 추수기에는 그 고개를 벼등짐을 지고

하루에 6~7회 넘나들기도 했습니다.

 

 

어려서 부터 해온 그런 단련과 요령을 터득해서인지 

그런 산 오를때면 왠만한 사람한테는 뒤지지 안는답니다.

 

생 솔가지 쳐 지고 눈밭을 오르다가 미끄러져 나뭇짐채 나뒹굴기고 했고

갈퀴나무 잔뜩 짊어지고 오다 바람에 날려 넘어지기도 했지요

한 서린?

추억어린 매봉재 고개

지금은 길도 없어지고 인적이 끊긴지 오래랍니다.

이제 다시는 그 길

맨몸으로라도 걷는 날이 없을 것 같습니다.

 

첨부파일 홍민 - 고향초.mp3

 

출처 : 왕솔나무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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