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로 접어든 어느 날씨 좋은날
충남 서산시에 있는 가야산을 등정 하고 왔습니다.
해발 687m라 했지만 그 가파르고 험한 산세는
강원도 해발 1,000m급 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지요
오르는길- 모두들 말을 잊은채 가쁜 숨소리만 적막을 깨고 있었습니다
앞사람의 등산화 뒤꿈치만 보고 오르는 형국입니다.
가쁜숨을 몰아쉬며 오르다가 문득
옛 고향 이맘때의 정경이 떠오르더군요
지금쯤 추수도 모두 끝나고 지붕도 다 새 나래로 엮어 잇고
나무지개 지고 산을 오르기 시작 할때입니다.
저 뻬롱뫼 쯤 가서 나무를 한짐 베어 지고
집에 오는길은 매봉재를 넘어 모이는 장소를 거쳐 오지요
그런데
가마논에서 매봉재를오르는 길이 장난이 아니지요
직선 거리 약 300m쯤 될까요???
거의 직벽이지요
고개를 들어 앞으로 올라야 할 꼭대기를 쳐다보면 안됩니다
미리 지치지요
고개 푹숙이고 내 발등만 보고 한걸음 한걸음 올라야 합니다
북풍한설이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참 - 가을 추수기에는 그 고개를 벼등짐을 지고
하루에 6~7회 넘나들기도 했습니다.
어려서 부터 해온 그런 단련과 요령을 터득해서인지
그런 산 오를때면 왠만한 사람한테는 뒤지지 안는답니다.
생 솔가지 쳐 지고 눈밭을 오르다가 미끄러져 나뭇짐채 나뒹굴기고 했고
갈퀴나무 잔뜩 짊어지고 오다 바람에 날려 넘어지기도 했지요
한 서린?
추억어린 매봉재 고개
지금은 길도 없어지고 인적이 끊긴지 오래랍니다.
이제 다시는 그 길
맨몸으로라도 걷는 날이 없을 것 같습니다.
출처 : 왕솔나무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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