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스크랩] 고향 그 시절 겨울 아이

초의거사 2013. 3. 21. 12:11

 

 

아침 햇살이 따스해지면

양지바른 짚눌밑에 모여앉아

생감자(고구마) 앞니로 둘둘 말아 까먹으며

시국 얘기(?)에 정신을 판다

땅이 녹아 촉촉해지면 

각자 가져온 대못을 꺼내 못치기를 한다

잃은 사람은 아쉬워 하고 딴 사람은 봉창이 찢어진다

햇살이 더오르면 반마당(바깥마당)으로 몰려가

병뚜껑 뒤집어 놓고 땅따먹기에 점심도 잊는다

 

모이 마당 (산소마당)에 모여 고맛데(자치기) 하며

돈벌기에 여념이 없이

하루해를 보낸다

저녁 무렵 증막재에서 들려오는 선전 포고를 접수 한다

"초막골 패 뎀벼라"

박자에 맞춰 대응 한다

"덤뫼 패 뎀벼라"

반복 하다보면 어느덧 전쟁(?)의 기운은 없어지고

아름다운 화음이 되어 저녁 놀 속으로 젖어든다

 

답박골 전보성대(전봇대)에서 철사 끈고

자티(백티) 광산 건물 창틀에서 창문 레일 뜯어다

썰매 만들고

반듯한 나무 싹뚝 잘라 팽아깍아

여일 없이 소곶논으로 내달린다

썰매 경주에 팽이 싸움에 온몸을 불사르다가

얼음판이 녹기 시작하면

고무다리 얼음판에서 모험을 즐긴다

투명한 얼음밑의 붕어 향해 망치 휘드르다

메기 잡으면(얼음이 깨져 빠지면)

모닥불 피워 놓고 메기를(양말) 말린다

실수로 귀한 양말 태워 먹으면

엄니 한테 혼날 생각에 즐거웠던 하루가

근심으로 막을 내린다

 

첨부파일 남인수.-한많은백마강..wma

 

 

 

 

출처 : 왕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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