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스크랩] 공수레 공수거

초의거사 2013. 3. 15. 10:06



서산대사 시비 (西山大師 詩碑)

이 보게 친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밷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밷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공수래공수거 천(千) 가지 만(萬)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소가 논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공수래공수거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며 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서산대사께서 85세의나이로 운명하기 직전 위와 같은 시를 읊고 나시고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잠든 듯 입적 하셨다고 합니다. - 서산대사 -
    2006년 12월 1일 -초막거사-가 큰 가르침을 새깁니다.

출처 : 왕솔나무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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