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 문화원 강당
수업이 한창이던 오전 10시 30분 경
갑자기 비상 사이렌이 문화원 전체를 휘감습니다.
모두 토끼눈을 하고 이어지는 사무국 직원의 다급한 목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듣습니다
"메르스 관련 긴급 상황입니다"
우리 문화원 수강생 일부가 메르스 확진자에게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지금 이시간 부로 문화원 전 강좌를 폐쇠 하오니
수강생 및 강사 여러분께서는 지금 즉시 퇴실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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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가 혼비 백산 하여
썰물 빠져 나가듯 순식간에 문화원이 텅 빕니다.
사무국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지난주 수요일
중구 문화센터에서
전통예술 경연이 있었는데
우리 문화원에서도 약 30명이 참가 했답니다.
그런데 같은 건물 2층에서 근무하던 중구청 직원이
메르스 확진 판결을 받았답니다.
뭔지모를 무었때문에 쫒기듯 집에와서 옷을 갈아 입으려니
갑자기 내 핸폰에서 또 비상 사이렌이 울립니다
처음 경험입니다. 핸폰에서 사이렌 소리는 --
보니 빨간색 사이렌 이미지에서 사이렌이 계속 울립니다
열어보니 국민안전처에서 보낸 메르스 관련 긴급 메세지였습니다.
<메르스 예방 수칙>
1,손을 자주 씻기
2,기침,재채기시 입,코 가리기
3,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연거푸 사이렌 소리를 들으니 정신이 없습니다.
또 조금의 시차를 두고 어린이 집에서
마눌님한테 전화가 옵니다.
오늘 부터 휴원하니 다은이(외손녀)데려 가랍니다.
서둘러 어린집에 뛰어가 애를 데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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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의 시차를두고
안산에서 근무하고 있을 딸냄 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아버지 금천구에서도 메르스 확진자 나왔대요."
"뭐?? 어디서 들었니??"
"ㅇ ㅇ 신문(금천지역신문)에 나왔어요. 인터넷에 떳어요"
그 신문 대표도 편집장도 익히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전화를 해 봤지요. 불통입니다.
구청 직원 중 아는 사람에게 전화해 봤지요
사실 이랍니다.
그것도 우리 집에서 직선 거리로 2~300m 거리에 있는 집에서입니다.
이미 그 사람은 거점 병원으로 후송 된 후였고
그 사람이 이용 했던 마을 버스는 임시 운휴시키고 소독 완료 하고
그 사람이 이용 했던 음식점도 임시 폐쇠하고 소독 완료 하고
그 건물 사람들 자가 격리 하고
모든 조치가 끝난 상태라더군요.
금방이라도 메르스 바이러스가 날아들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더운 날씨에 창문 꼭 쳐 닫고 선풍기에 의지하며
답답해 하는 손녀 꼭 끌어 안고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일주일 내내 우리 가족은
손녀 끌어안고 스스로 자가 격리? 상태로 지냈답니다.
어제 월요일
문화원에서 연락이 옵니다.
"모든 강좌 정상 수업 하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어린집에서도 부모님 뜻에 따라 하랍니다.
에미와 함께 어린이 집엘 가봤습니다.
거의 다 등원 했더군요.
메르스는 그대로 인데
세상도 나도 그냥 무디어 지기 시작 합니다.
금방이라도 이 나라가 어떻게 될것 같이 호들갑들 이었는데 ---
예전에 서예교실에서
본인의 묘비명을 써보기로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나는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 드는데 칠십?년이 걸렸구나"
이렇게 썻었지요.
근데 이번에 바꾸기로 하였습니다.
온통 겁에 질려 일상을 잃어 버린듯한 사람들과
그걸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한번 챙겨 보려는 사람들 한테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 한마디 -
"겁내지 마라
까불지도 마라"
메르스는 여전 합니다.
너무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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