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2017,3,11. 대한민국

초의거사 2017. 6. 29. 08:00

대한민국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 이라는

엄중하고 슬픈 역사가 쓰여진 다음 날

처음으로 역사의 현장 광화문, 대한문, 앞에 가 봤습니다.

2002 월드컵의 뜨거운 바람이 일던 그 날 이후

그렇게 많은 인파속에 섞여 보긴 처음이었지요.

광화문 광장

이긴쪽? 의 사람들은 잔치분위였습니다.

모인 사람들을 배경으로 인증 삿을 찍으며 즐기는 연인들

산책 하듯 즐기는 가족 나들이객들

웃고 떠들며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외국 젊음들

모두가 하나 같이 웃는 얼굴들 이었습니다.

내 마음도 분위기 따라 가벼워 졌습니다.

풍물패 학생들과 어울려 꽹가리도 치며 돌았습니다.


서울 광장

못이긴 쪽의 사람들은 절규했습니다.

누구의 얼굴에서도 가벼운 웃음 따윈 찾아 볼 수 없었지요.

모두가 비장 했습니다.

무대에선 계속 군가가 흘러나오고

무대에서 외치고 있는 연사의 목소리는 격앙 되어 있었습니다.

세종로 중간에 설치된 경찰 벽은

내가 청춘을 보냈던 휴전선 그 곳보다 더 높아 보였습니다

남북 대치 상황

내 마음도 분위기 따라

연사의 외침이 가슴에 꽂혀 무언지 모를 울분이

일었습니다.

(이건 뭐지?)


태극기를 든 사람이 북쪽으로 갈려 하거나

박근혜 구속 하라는 푯말을 든 사람이 남쪽으로 넘어올려 하면

중간에서 철저히 제지 당했습니다.

골목 마다 그 수를 짐작 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찰 병력이

대기 중이었습니다.


밤 8시가 넘을 무렵

서울 광장의 태극기들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 하며

소름돋을 만큼 엄습했던 긴장감이 해제 됩니다.

경찰 이 세웠던 벽이 허물어 지고

드 넓은 세종로 거리, 그리고 종로 거리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이긴쪽 사람들의 축제 장이 되었습니다.

교통 지옥으로 불려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차가 주인이었던

그 넒은 대로를

종로 2가 에서 부터 광화문 광장을 돌아 서울 광장 까지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나는 오늘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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