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 이라는
엄중하고 슬픈 역사가 쓰여진 다음 날
처음으로 역사의 현장 광화문, 대한문, 앞에 가 봤습니다.
2002 월드컵의 뜨거운 바람이 일던 그 날 이후
그렇게 많은 인파속에 섞여 보긴 처음이었지요.
광화문 광장
이긴쪽? 의 사람들은 잔치분위였습니다.
모인 사람들을 배경으로 인증 삿을 찍으며 즐기는 연인들
산책 하듯 즐기는 가족 나들이객들
웃고 떠들며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외국 젊음들
모두가 하나 같이 웃는 얼굴들 이었습니다.
내 마음도 분위기 따라 가벼워 졌습니다.
풍물패 학생들과 어울려 꽹가리도 치며 돌았습니다.
서울 광장
못이긴 쪽의 사람들은 절규했습니다.
누구의 얼굴에서도 가벼운 웃음 따윈 찾아 볼 수 없었지요.
모두가 비장 했습니다.
무대에선 계속 군가가 흘러나오고
무대에서 외치고 있는 연사의 목소리는 격앙 되어 있었습니다.
세종로 중간에 설치된 경찰 벽은
내가 청춘을 보냈던 휴전선 그 곳보다 더 높아 보였습니다
남북 대치 상황
내 마음도 분위기 따라
연사의 외침이 가슴에 꽂혀 무언지 모를 울분이
일었습니다.
(이건 뭐지?)
태극기를 든 사람이 북쪽으로 갈려 하거나
박근혜 구속 하라는 푯말을 든 사람이 남쪽으로 넘어올려 하면
중간에서 철저히 제지 당했습니다.
골목 마다 그 수를 짐작 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찰 병력이
대기 중이었습니다.
밤 8시가 넘을 무렵
서울 광장의 태극기들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 하며
소름돋을 만큼 엄습했던 긴장감이 해제 됩니다.
경찰 이 세웠던 벽이 허물어 지고
드 넓은 세종로 거리, 그리고 종로 거리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이긴쪽 사람들의 축제 장이 되었습니다.
교통 지옥으로 불려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차가 주인이었던
그 넒은 대로를
종로 2가 에서 부터 광화문 광장을 돌아 서울 광장 까지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나는 오늘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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