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초의거사 2018. 1. 10. 10:00

정신을 차릴 겨를 없이 마구 마구 먹어지는 것 처럼느껴지는

60대 중반의 나이

거기에 더해 요즘처럼 추워지는 날씨엔

오돌 오돌 떨고 있는 마지막 잎새처럼

구겨진채 한장 남아 달랑 거리는 달력 앞에 서면

그냥 그냥 ---- 맘이 한없이 처량해 집니다.


뉴스에 존엄사를 위한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 를 신청 받는다는 소식이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고 --

애들 모인 자리에서 넉두리 삼아 나의 관심도를 얘기하니

"에이 ! 우리 아빠 또 너무 나가신다"

듣기 싫어 하고 --

듣기 싫어 하거나 말거나 난 조만간 신청 받는다는 의료 기관을

찾아 갈 것입니다.

오래전 모든 신체조직 및 장기를 기증하고자 할때도

맘 편히 수긍 하지 않았던 가족들이니

뭐 그러려니 --


그나 저나 자꾸 그런 쪽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아마 --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난 개인 적으로 오래전 부터

연명만을 위한 치료는 물리적?으로라도 거부 하고 싶었던 사람이었으니

이번 소식이 너무 반가운 소식 중 하나입니다.

내 의지대로 내 힘으로 살지 못하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런데

엄밀히 따지자면

지금도 내 의지만으로 내 힘만으로 살고있지 못하는 형편인데

건방을 떨었네요

지난 주 부터 시작 된 혈압 조절 치료제

한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돋보기

이런 것들에 의해 내가 살아지고 있음을

모르고

나혼자 힘으로 나혼자 의지로 살고 있는 줄 착각 했습니다.

건방지게 시리.

오래전 부터 혈압 조절 치료제를 복용 하고 있는 마눌님이

약에 날짜를 적어 놓은 것 보고는

혈압약 초보자라네요.

처음에는 다 그런다나 어쩐다나

시간이 지나 익숙해 지면 신경쓸것 하나도 없답니다.

어쩌다 하루 빼 먹어도 당장 큰일 나지 않고 ---

그냥 익숙해지면 나도 혈압약 초보 딱지 떼고

아직은 의미 없는 삶 아니라고 강변 하며

저 약에다 의지 하고 저 돋보기에 의지하고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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