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릴 겨를 없이 마구 마구 먹어지는 것 처럼느껴지는
60대 중반의 나이
거기에 더해 요즘처럼 추워지는 날씨엔
오돌 오돌 떨고 있는 마지막 잎새처럼
구겨진채 한장 남아 달랑 거리는 달력 앞에 서면
그냥 그냥 ---- 맘이 한없이 처량해 집니다.
뉴스에 존엄사를 위한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 를 신청 받는다는 소식이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고 --
애들 모인 자리에서 넉두리 삼아 나의 관심도를 얘기하니
"에이 ! 우리 아빠 또 너무 나가신다"
듣기 싫어 하고 --
듣기 싫어 하거나 말거나 난 조만간 신청 받는다는 의료 기관을
찾아 갈 것입니다.
오래전 모든 신체조직 및 장기를 기증하고자 할때도
맘 편히 수긍 하지 않았던 가족들이니
뭐 그러려니 --
그나 저나 자꾸 그런 쪽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아마 --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난 개인 적으로 오래전 부터
연명만을 위한 치료는 물리적?으로라도 거부 하고 싶었던 사람이었으니
이번 소식이 너무 반가운 소식 중 하나입니다.
내 의지대로 내 힘으로 살지 못하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런데
엄밀히 따지자면
지금도 내 의지만으로 내 힘만으로 살고있지 못하는 형편인데
건방을 떨었네요
지난 주 부터 시작 된 혈압 조절 치료제
한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돋보기
이런 것들에 의해 내가 살아지고 있음을
모르고
나혼자 힘으로 나혼자 의지로 살고 있는 줄 착각 했습니다.
건방지게 시리.
오래전 부터 혈압 조절 치료제를 복용 하고 있는 마눌님이
약에 날짜를 적어 놓은 것 보고는
혈압약 초보자라네요.
처음에는 다 그런다나 어쩐다나
시간이 지나 익숙해 지면 신경쓸것 하나도 없답니다.
어쩌다 하루 빼 먹어도 당장 큰일 나지 않고 ---
그냥 익숙해지면 나도 혈압약 초보 딱지 떼고
아직은 의미 없는 삶 아니라고 강변 하며
저 약에다 의지 하고 저 돋보기에 의지하고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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