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스크랩] 황당 대화

초의거사 2013. 3. 15. 10:56

지난 20일 우리 동네에 어린이 초등학교 취학 통지서가 나와 배부 하던중

 

한 어린이의 거주 사실이 불명해 그 집을 여러번 찾아가

 

셋방 전체를 다 확인해 봤지만 역시 거주 사실 불명--

 

할수 없이 주인집을 방문 확인해 보려 했지만 

 

주인집이 항상 부재라--

 

큰맘 먹고 아침 일찍 찾아가 벨을 눌렀는데 

 

"누구세요?" (잠이 덜깬 여자 목소리)

 

"아- 예 저 통장인데요 죄송합니다". (주눅들은 내 목소리)

 

"왜요?"

 

"예?"

 

"왜 죄송하냐구요?"

 

"아- 쉬시는데 방해 한것 같아서요"

 

"아니예요 괜찮아요"

 

(역시 교양있는 여자는 목소리도 예뻐요)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기다리는데-- 

 

어라 -- 그때 부터 뭔가 일이 꼬이고 있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

 

"?????"

 

계단을 내려오다 생각하니

 

(내가 여기 왜왔더라)

 

다시 올라가 초인종을 또 눌렀는데

 

"왜요?" (아까 보다는 조금 덜 예뿐 목소리)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아까보다 더 주눅 들은 내 목소리)

 

"아까 괜찮다고 했잖아요" (교양이 빠져있고 신경질이 배어 있는 목소리)

 

"아-예 그러셨죠"

 

"나는 괜찮으니까 다시 오지 마세요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방문이 꽝 닫히는 소리

 

"????? 괜찮으니까 ????"

 

나도 조금 화가 나서 또 초인종을 세번이나 막 눌렀는데

 

쿵,쿵,쿵 현관으로 뛰어 오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현관문이 확 열리는데 --

 

이제 스므살쯤 되어 뵈는 애가 화장한 얼굴을 그대로 부비고 잤는지

 

루즈가 볼때기에 묻고 --- 하여튼 그런 애가-

 

핫 펜티에

 

가슴이 다보일듯한 끈달린 윗 옷차림으로 나와서는

 

"아저씨 왜그래요 저한테 관심있어요?" (도발적인 모습으로)

 

"아니 그 - 그 게 아니라"

 

"그런데 왜 그래요 내가 괜찮다고 했잖아요?"

 

"그게 아니고 어른들 안계시니- 요 ?"

 

"우리 엄마 아빠 외국 여행 가셨어요. 이제 제발 방해좀 하지 마세요 네?"

 

그리고는 문을 꽝 -

 

나는 그날 그렇게 아무것도 알아 낸 것이 없이 그 길고 긴 3층 계단을

 

하염없이 걸어 내려 왔다.

 

그날 아침 햇살은 유난히 찬란했다

 

 

 

 

 

 

 

"  

출처 : 금천문화원 사물놀이 및 난타 교실 <천지조화>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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