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외손녀)

[스크랩] 외 할아버지가 되다는 것

초의거사 2013. 3. 22. 12:00

 

주말에

출가 한지 2년 되는 딸년이 지 남편과 친정 나들이 를 하였다

배는 옛 어른 들 말을 빌자면

남산만 해져 가지고 더운 날씨에 영 불편해 보였다

다음 달 중순 손녀를 안겨 준다나?

(요새는 태아의 성별을 미리 알려 줘도 괜찮은 것 같다)

외 할아버지 됨을 축하 한단다

몇날 며칠 심혈을 기울여 지은

예쁜 이름을

돌아가는 사위손에 쥐어줬다

 

나는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

내가 외 할아버지??

솔직히 궁금하긴 하다

어떻게 생긴놈이 어떤 얼굴을 하고

내 외손녀 입네 하고 인사를 하게 될지---

그러나 그런 기대감과 약간의 설램보다는

더운 날씨에 제몸 하나는 더 붙은 듯한 큰배를 안고 불편해 하는

내 새끼가 더 안쓰러워 죽겠다

어쩌면 깊은 맘속 저편에는 내 새끼를 괴롭히는

뱃속의 그놈이 미운 생각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외 할아버지가 이러면 안되겠지만 --

 

그러나 내 새끼도 지 새끼 생각하는 마음은

나와 틀리지 않을 터

내가 그놈을 미워하면 서운해 할것은 자명한 일

내색은 할 수 없다

그냥 즐겁고 고마워 하고 크게 설레어 하고 기대하고

걷으로는 그래야 좋다고 한다

내 새끼가 ---

마음이 여러 갈래로 복잡하다

하루 빨리 해산하고 가벼워짐 몸으로

웃는 내 새끼가 보고 싶다

 

나중에 며느리가 내 손주를 배에 가득 안고 고생해도

지금처럼 안쓰럽고 뱃속의 그놈이 미울까???

두고 볼일이다.

어쨌거나 새 생명의 탄생은 세상에서 제일 크고 위대한 일이다.

그 크고 위대한 일을 아무런 고통없이 난관 없이

해 낼수 는 없는 것

이승에 재림한 천사를 안고

가슴 벅차 하는 날

나는 그 놈에게 사과해야 겠다

내가 네 엄마를 괴롭히는 널 

미워 했었다고 ---

그리고 많이 미안하다고 ---

 

 

출처 : 왕솔나무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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