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외손녀)

[스크랩] 황홀한 짝사랑

초의거사 2013. 3. 22. 12:02

 

 

첫 눈에 반해 그렇게 정신없이 내 영혼을 다바쳐

사랑하게 될줄 정말 몰랐습니다

20대 젊디 젊었던 시절 첫 사랑에 목말라 하던 때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감정입니다

그 때는 작은 사진 책갈피에 숨겨놓고 몰래 보며

갈증을 풀었지만

지금은 커다랗게 확대한 사진 거실 정면에 

떡 하니 걸어놓고 보고 또 봐도 보고싶습니다

오래오래 쳐다봐도 실증이 나지 않습니다

그 놈은 나의 이런 애타는 심정을 모릅니다

아직은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지요

 

일찍 할아버지가 된 동네 주친들 --

술자리에서 손주 자랑 나오기 시작하면

나는 참 심심하고 할짖이 없었습니다

이해도 못했습니다

저렇게들 팔불출로 변하나?? 

세상에 손주는 혼자만 있는 듯 -- 시끄러워 했습니다. 제가

어떤때는 대놓고 역정도 냈지요

손주 자랑 그만 하고 술 마시자고 ----

 

요새는 별일 없으면 일요일에는

짝사랑을 찾아갑니다

이름이 "다은"이 지요 "하다은"

많을 은혜

제가 지난 가을 부터 심혈을 기울여 찾아낸 이름입니다

이놈 저를 알아 볼까요? 아직 모르지요

이제 세상에 나온지 50일이니까요

그냥 짝사랑입니다

가 있는 내내 나는 그놈을 절대 품에서 놓아주질 않습니다

에미 애비가 팔아프시니까 내려놓으라고 하거나 말거나

팔에 쥐가 날 지언정 안고 흔들고 한답니다

어느새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가끔 나를 보고 웃어줄때는

애간장이 다 녹는 것 같답니다

 

"애 잘 지켜라 네 아빠가 다은이 훔쳐 갈지도 몰라?"

우리 마눌님이 에미 한테 하는 소리입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어지간히 유별난 모양입니다

마눌님 입에서 저런 소리 나오는 걸보면 --

돌아오는 길

집을 향해 오다가 중간쯤 --

되돌아 가 또 보고 왔으면 하는 대책없는 주책이 발동을 합니다

그렇다고 지금껏 한번도 되돌아 간 일은 없지만요

집에 오면 나는 어김없이 또

그놈 사진 앞에 앉아 쳐다보고 있지요

이 어이 없는 짝사랑의 끝은 어디일까요

언제쯤 멈춰질 까요

나는 그래도 행복 합니다

그놈 생각만 하고 있으면 ---

  

 

 

 

첨부파일 조용한 아침 (황병기 가야금연주).mp3

 

 

 

출처 : 왕솔나무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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