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빠른 올 추석 - 여름 추석이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과일들이 제 맛을 다 내기도 전에 찢겨져 시장에 나왔어요 사과는 비릿하면서 시큼하고 배는 텁텁 하면서 시큼하고 대추는 아무 맛도 지니질 못했고 밤과 감은 아예 햇 물이 나오질 않았고 - 포도는 검게 익은 것 같은데 시어서 제 구실을 못했어요
올 추석 우리집에 이런 저런 사연으로 포도가 좀 넘치게 들어왔습니다 위에 말했듯이 별 맛이 없는 그런 상태 식구가 많지 않은 시쳇 말고 두 늙은이가 통 포도 소비를 못해요 결국 그중 괜찮은 몇 송이가 소비 되었을 뿐 줄기가 까맣게 말라가고 포도 송이도 쭈글쭈글해 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30도짜리 진로 소주를 사다가 섞기로 했습니다.( 순전히 내 생각 -) 하루 걸러 술 주정? 하는 남편을 둔 우리 마눌님이 집에서 포도주 담근다고 단지 내놔라 설탕 내놔라 수선을 떨면 달갑지 않게 여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 집을 비운사이 후딱 해 치우기로 하였지요.
기회가 왔습니다. 포도를 손으로 대충 훑어 내리고 주먹으로 팍팍 으깨어 단지에 넣고 설탕을 어디에 두더라? 씽크대 문들을 여기 저기 열어 봤더니 마침 가까운 곳에 하얀 백설탕 봉지가 눈에 반갑게 들어오더군요 서둘러 단지에 쏟아 붇고 휘휘 저어서 비닐 봉지로 입구를 단단히 막았지요.
그리고는 없었던 일 처럼 평온한 나날을 보냈지요. 우리 마눌님 포도가 없어졌는지 그냥 있는지 신경도 안쓰고 당장 필요치 않은 단지인지 단지가 채워 졌는지 비어 있는지 신경도 않쓰고 -- 나는 속으로 포도주가 잘 익어 기통찬 와인이 탄생되면 그때 와인 한잔 올리며? 이실 직고 할려 맘 먹었지요
인터넷을 열어 포두주가 제 맛을 낼 기간이 얼마나 필요 한지 검색해 봤어요 일주일 이면 포도 성분은 다 울어나고 걸러서 술을 약 3개월 숙성 시키면 맛있는 와인을 얻을 수 있다고 되어 있더군요 일주일이 한달 같았습니다 드디어 8일째 되는 날 마눌님이 없는 틈을 타서
깊은 포도 향이 나는 달콤한 와인 맛을 기대 하며 드디어 단지를 열었습니다. 근데 ----------------------------------???????????? 향이 내가 기대했던 그런 향긋함이 아니라 뭐라 형용 할수 없는 처음 맏아본 냄새입니다. 빛갈은 그런대로 맑은 유리잔에 아름답게 담기었는데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해 보았지요 아 -???? 이게 뭔맛 -??? 나이 먹느라 혀 까지 무디어? 졌나?? 다시 한번 두 눈을 크게 뜨고 맛을 보았지요 삼킬 엄두가 나질 않아 밷었습니다.
그리고 화급히 씽크대로 달려가 내가 사용한 하얀 봉지를 꺼내어 이리 저리 돌려 살펴 보았습니다 아 !!!!!????@#$%&* 그것은 맛 소금 이었어요 제기랄 포도야 어차피 시들어 가는 - 종국에는 버릴 것이었다 해도 30도 짜리 소주가 대병으로 2병이나 들어갔는데 --- 이제는 그런 엄청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우리 집에서는 일어난 적이 없는 것으로 완벽하게 원 위치를 해야 합니다. 커다란 함박에다 통째로 쏟았지요 (이건 비밀인데요. 왜냐 하면 서울시 환경 당국에서 알면 입건 될만한 일이거든요.) 그리고 화장실로 옮겨 조금씩 나누어 대변기에 내렸습니다. 화장실에 좀 야릇한 냄새가 풍기기는 했어도 알코올기가 있어서 인지 금방 사라지던군요
나중에라도 혹시 포도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면 그냥 다 버렸다고 할 작정입니다. 그런 망녕들은 노인이나 할짖을 했다고 내 입으로는 쪽 팔려서 못할 것 같아요 내년 추석때쯤 되면 이실 직고 하고 한 번 웃어 볼까 합니다.
아휴 ~~~~ 정화조로 가버린 내 포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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