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바람 참 좋습니다. 요새
멀어지는 봄을 놓고 싶지 않아 그 끝 자락을 잡고 늘어졌습니다
5월의 마지막 주말 저녁에 ==
오랜 지인들과 짝짜꿍이 맞아 족발 사들고
어깨가 늘어질 정도로 검은 비닐 봉지에 막걸리 담아들고
가까운 물가를 찾았지요.
뭔 할 얘기가 있겠습니까? 그냥 -
늘 하던얘기 하고 또 하고 쓸데 없는 --
그래도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아니 가는 시간을 어쉬워 하며 막걸리 병을
그렇게 그렇게 속절없이 넘어 뜨리고 또 넘어 뜨리고
결국은 모자라 그 중에서 제일 막내의 자청?을 받아들여
슈퍼에 다녀 오도록 했지요
집에 오는 시간은 대충 10시쯤 이었을 겁니다.
집에 와서 KBS 대하드라마 "근초고왕"을 본 기억이 있으니까요
일행들과 헤어져 우리동네 4m 소방도로에 접어 들었는데
저 만큼 앞에 나처럼 봄의 끝자락을 잡고 헤메인듯 한 사람이 흔들 흔들 가더군요
우리 고향 말로 갈지자(之) 걸음
살금살금 뒤 따라 오면서 행태를 즐겼지요
도로 사정을 말하자면 여느 동네 그것과 똑 같습니다
한쪽으로는 일렬로 차들이 쭉 주차 되어있는 전형적인 소방도로 -
이 사람 사정없이 한쪽으로 치우쳐 내 달리다가도 희한하게 차나 담에 부디치는 일은 없습니다
거의 직전에 싹 돌아 서서 이번에는 반대 편으로 내닫고
완전 곡예 수준 입니다
이거 보통 그냥 웃으며 지나칠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누군가 연구 해봐야 할 ---
그렇게 만취한 사람이 어떻게 담이나 차에 손 한번 집지 않고
그렇게 정확히 부디치기 직전에 뒤 돌아 서서 반대편으로 내닫는지
그렇게 한 10여분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전진 하더니
어느 집 뒤 켠에 나있는 조그만 쪽 문으로 싹 빨려 들어가더군요
문 기둥이나 어느 곳에도 부디치지 않고요
이거 그냥 해 보는 걸까요?
가끔 나 자신 술자리에서 집 침대로 순간 이동한? 경험이 있지요
그때 나도 집에 오는 골목길에서 저런 모습일까요??
알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다가오는 여름 더위
올 여름은 그 술을 좀 삼가해 볼까 하고 생각 중 입니다.
그냥 생각만 하고 또 잊어버릴지 모르지만
하여튼 ---
고향에 모내기가 한창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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