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스크랩] 마지막 편지

초의거사 2013. 4. 1. 09:51

 

 

에라 좋구나!  데라 좋구나!

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다!

내 살아 생전에 이런 큰 잔치 겪어본적 있었던가?

높고 높은 꽃탑이 문밖에 끝도 없이 나래비를 섯구나

나를 보려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구나

모두 하나같이

나를 칭송하며 재배하고 잔치를 즐기는 구나

평소에 데면 데면 하던 동네 사람들,

소식 없던 친척들,

낯선

아들 친구들,

며느리 친구들,

딸 친구들,

사위 친구들,

손자 손녀 친구들.

모두모여 잔치를 즐기는 구나

마지막 가는 길에 이렇게 크게

잔치판이 벌어 질줄 미리 몰랐구나

 

아들들아!

딸들아!

조금만 슬퍼해라

너무 많이 슬퍼하지는 말아라

그러다 몸 상하면

먼길 가는 에미 발길 무거워 진다

어차피 한번 가는 길

너희들 너무 힘들게 해서 미안구나

부디 에미 때문에 몸, 마음 상하지 말고

오래 오래 건강하게

애들 효도 받으며

재미있게 살다 오렴

에미가 지켜보며 도와 주마

다음생에서도 너희들을

염치없지만 

내새끼로 살게 하고 싶구나

아주 먼 훗날

다시 만나자 꾸나

 

                                         2012년 5월 4일

                                              먼길 떠나는 에미가 

 

첨부파일 남수련 - 어머니의눈물.mp3

 

출처 : 왕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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