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쌀밥 유감

초의거사 2013. 7. 4. 12:12

 

저 하얀 쌀밥!!

그 옛날 춥고 빼고프던 시절

그렇게도 추구 하고 그렇게도 먹고 싶었던 저 쌀밥

지병으로 고생 하시던 아버님을 위해

어쩌다

시커먼 보리밥 가운데에

계란 후라이의 노란자 처럼 하얗고 동그랗게 박혀 있던

그 아름답고 찬란한??? 모습이

지금도 아련히 떠오른다

어쩌다 쌀밥이 입에 오르면

그 맛은 사람이 쓰는 말과 글로는 표현 불가였다.

지금 이시대의 음식 맛에 비유를 한다면

아마

술시쯤 쇠주한잔에 ++1등급 한우 꽃등심 한입쯤과

비교가 될까?

아니 감동은 그에 훨씬 미치치 못할 것 같다.

쌀밥 한번 실컷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그 소원은 마음속에만 있는 소원 이었다.

 

각설하고

요즈음 각 메스컴에 유행하고 있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날 지경이 아니라 괜히 분한 마음까지 든다.

나는 평생 소원으로 안고 살았는데

쌀밥 실컷 먹어보는 것을 --

그 쌀밥이

세상 모든 성인병의 원흉? 이란다.

어떤 사람은 암을 이겨낸 식단이라며 소개 하는데

쌀은 한톨도 섞지 않은 밥을 내놓고

어떤 사람은 쌀밥을 평생 않먹어도 될 식품이라는 듯 열을 올리고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님을 의사들도 증언을 하니

믿지 않을 수도 없다.

그 귀하고 아름답게 까지 느꼈던 쌀밥이

오늘날 이런 천대를 받을지 꿈에도 몰랐다.

 

나도 이제 성인병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이고보니

어떻게든 쌀밥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 중인데

마눌님은

잡곡밥을 별로 반가워 하지 않는 것 같다.

밥에 쌀의 비중을 두고

가끔 의견이 충돌할때가 있다.

나는 잡곡을 많이-

마눌님은 쌀을 많이-

하다 보면 또 화가 난다

그렇게 실컷 먹는게 소원이었는데

이제 두고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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