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가을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추적 추적 내리는 꼴이 쉽게 그칠것 같지 않아요.
아마 이 비가 계절을 더 깊숙히 밀어넣을 겁니다.
일년 삼백 육십오일 매일 똑같이 흐르는 시간인데
이 때의 시간은 어디서 따로 온것 같이 더 빠른 것 같고
더 마음이 시리고 쓸쓸합니다.
고향 방문 행사 준비 하고
조바심 속에 그래도 대과 없이 마무리 하면서
아쉬워 하고 기분 좋아하고
어떨땐 가슴 뭉클하고 황홀 하기 까지 했던 그 날 일들이
옛 이야기 처럼- 아니 꿈속의 일들 처럼 아련하게 느껴 집니다.
그렇게 또 올 한해 일들도 옛날 추억으로 삼아
기억의 창고 속에 쌓아두고
세월따라 흘러 갑니다.
계절을 재촉하는 차가운 가을 비에 몸도 마음도 시려옵니다.
방에 있는 데도 발끝이 시려옵니다.
한 방울 두 방울 낙수소리에 마음이 시려 옵니다.
그 옛날 대포집 아낙네의 실없는 농담 소리가 그리워 집니다.
장판을 시커먹게 태우던 온돌 아랫목 이불속이 그립습니다.
이런 세월 저런 세월
어차피 흐르는 세월
최소한 재촉 하지는 말아야 겠다고 생각은 하면서
한잔 두잔 취하다 보면 세월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
결국은 세월을 재촉하게 되고
어차피 흐르는 세월 막아서봐도 부질 없다는 것 알면서
자양 강장제에 고급 화장품에 곁눈질을 하게 됩니다.
세월이 끝나는 날
인간세 나이로 100살이던 60살이던 천세 나이로는 동갑입니다.
100살의 세월은 조금 느리게 갔고
60살의 세월은 조금 재촉했을 뿐입니다.
조금은 건강한 오늘
세월을 재촉 하지 말고
좋은 이웃 만나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
세월의 속도를 좀 늦춰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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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 ㅠ 그래도 술시가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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