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 날 오후
밖에서 달려들어와 마구 벗어 던지고 속옷 차림으로
에어컨 가동을 서두르고
이 무더위 과연 끝이 있을까?
속 마음으로 억지스런 푸념을 하며
에어컨 송풍구에 앞 가슴밀어 넣고 헉 헉 거리고 있는데
때에 맞지 않는 전화 벨이 울립니다.
"아! 여보세요. 거기 시흥동 ㅇㅇ번지 ㅇㅇ호,조ㅇㅇ씨 댁이죠?"
"예 ! 어딘데요"
"예! 택배인데요. 무거운 짐 올라 가니까 현관문좀 열어놓고 기다리세요"
현관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는데
그 더운 날씨에 무거운 푸대를 두개나 어깨에 메고 올라옵니다.
내려놓고는
"아직 두번 더 올라와야 되니까 문닫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말대로 두번 더 올라오고
난 미리 준비한 얼음물을 한컵 건넸습니다.
숨도 쉬지 않고 벌컥 벌컥
"감사합니다"
등줄기에 땀이 흥건한 모습으로 종종종 사라집니다.
에어컨 속으로 들어 가려던 조금전의 내 모습이 생각나
괜히 머쓱 해집니다.
쌀 한가마니
감자 한 박스
이 더운 날씨에 고생 하며 거둔 수확을
고향에서 보내 오셨습니다.
그런데 반가운 마음보다 죄스런 마음이 앞섭니다.
그리고 또????????????????
이걸 어떻게 처리? 소비? 를 해야 하나 걱정도 앞섭니다.
사실 작년 가을 보내온 쌀들도 아직 남아 있어
벌레 들과 같이 먹고 있습니다.
애들 짝 지어 내 보내고 둘만 남은 곳 에선
도무지 먹을거리가 소비 되지 않고 있어요.
게다가 성인병 예방을 한답시고 각종 잡곡을 애용 하다보니
그렇게도 귀하고 귀하던 쌀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고향에선
옛날 식욕이 왕성한 한창 자라는 애들과 같이 살던 그때 기준에 따라
쌀을 보내오니 당연 남아 돌지요.
물론 애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해도
딸은 시집 쪽에서
아들은 처가 쪽에서
역시 간간히 지원?을 받으며 살고 있고
애들 말로는 하루에 한끼도 집에서 먹지 않을때가 많다는데
그 역시 집에서 쌀 소비가 되지 않고 있기는 매 한가지 -
지 난 날 어려 웠던 시절 -돌이켜 보면
저 정도의 먹거리가 방에 쌓여 있었다면
세상에 아무 것도 부러울게 없어라 하며 살았을 겁니다.
몸이 행복?하면 마음도 행복했던 시절이었지요.
그런데 현실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몸은 행복이 넘쳐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어 있는데
마음은 점점 더 가난해져 가고 있습니다.
잔뜩 가난해진 마음은 몸도 같이 불행의 늪으로 끌고 들어 갑니다.
각종 정신 질환 으로,
과도한 욕심이 부르는 졸음운전으로,
음주 운전으로,
타인의 행복까지 본인이 파 놓은 불행의 늪으로 같이 끌고 들어 갑니다.
몸의 행복이 넘쳐 나고 있는 세상에
마음의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들 합니다.
낫 놓고 기억자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세상 사람 다 알고 있지요.
그런데
세상 사람 다 알고 있는데
남 한테는 쉽게 말 해 주는데
술 안주로도 잘 팔리는 말인데
왜? 그게 스스로 한테는 적용이 어려울까요?
욕심? 욕심? 욕심?
그걸 못 버려서 이지요.
지금 이 순간
나 자신 부끄러워 체온이 상승 합니다.
등줄기에 땀이 주루루룩 흐름을 느낍니다.
알면서 왜 않될까요?
'마음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의 여행기 (0) | 2016.10.06 |
---|---|
먼저가신 전우들을 찾아 현충원 참배 (0) | 2016.10.06 |
매일의 기적 (0) | 2016.10.06 |
기원(기도)합니다. (0) | 2016.10.06 |
영원한 숙제 자식 (0) | 2016.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