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외손녀)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초의거사 2016. 12. 23. 12:48

요새

이철성 경찰청장이 국회 답변 중 인용한 말입니다.

참 지금 시국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올라있네요.


오래전

얼핏 듣고

뭘까 모를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서 새삼 관심을 가져 봅니다.

찾아보니

2004년 배우 김혜자씨가 아프리카 봉사 활동을 하고 와서 쓴 책 제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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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말로도 때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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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

그땐 내가 아직 두 애들을 건사 할때입니다.

나는 애들을 꽃이 아니라 회초리로 때리며 키웠습니다.

말로도 많이 때리며 키웠습니다.

애들을 위해서 라는

사랑해서 라는

당위성을 스스로 만들어놓고 --

너희들은 최소한 나와 같은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으로 회초리로 때리고 말로 때렸습니다

그럴때 이 글귀를 접한 내 마음은 솔직히

간음 하지 말라는 예수상 아래서 간음하는 목회자가 느끼는 성경처럼

욕심을 버리라는 부처님 앞에서 축재 하는 중이 외우는 불경처럼

그냥 공허 하게 울리는 여유있는 사람들의

쓰잘때기 없는 말 장난 처럼 느꼈습니다.

그땐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행이 애들이 별탈없이

다들 지 밥벌이 하며 제법 잘들 살고 있습니다.

난 지금의 결과가 지난 날 그것 들의 결과라 생각 하지 않습니다.

지난 날 애들을 때리며 가슴 쥐어짜던 결과라 생각 하지 않습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않고 보듬어 줬더라도

잘 자랐을 거라 믿습니다.


손녀를 옆에 두고 보니

꽃으로도- 말로도- 절대 때릴 수 없는 귀한 존재입니다


꽃이 아니라 말이 아니라

꽃 바람으로도 때릴 수 없는 존재입니다.

보고 있기에도 아까운 존재입니다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주는 존재 입니다.

이 할애비 마음을 부처님 마음으로 하나님 마음으로 인도 하는 존재입니다.


손녀 눈 망울을 쳐다보며 손녀 마음만 따라가면

거기에 부처님이- 하나님이- 계실 것 같습니다.

손녀 생각만 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고

손녀 생각만 하면 저절로 행복해 집니다.


내 속에 이런 마음이 자리 하고 있을 거란건

예전에는 짐작 조차 못했습니다.

그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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