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짝사랑은 그 유형은 달리해도
사람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감정일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첫 사랑을 경험 하기전에
이미 짝사랑을 경험하였을 것 입니다.
원초적 본능? 아닐까요?
그러나 짝사랑의 본질은
결국 이루지 못하는 가슴아픈 사연만 남긴채 멀어져 간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할애비들 한테 손주들은
영원한 짝사랑의 대상입니다.
그런데 할애비들은 그 속성을 알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무조건이지요.
애써 외면하려 들지요.
그놈이 주는 상처는 상처가 아니라는듯 꼭꼭 덥고 삽니다.
그 상처 까발리면 더 큰 상처가 올까봐 꼭꼭 덥고 삽니다.
나의 영원한 짝사랑이 파랑새 되어 유치원 방학이라고
나한테 날아 왔습니다.
나한테 오면 많은시간 내 주위를 빙빙 돌며 놀아줍니다.
정리할 일이 있어 컴퓨터 앞에서
서류를 보며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침대에에서 뒹글 뒹굴 동화책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을
힐끗 힐끗 보며 일에 집중했지요.
얼마나 지났을까
"할아버지 나 심심해 할아버지 땜에 내가 여기에 한시간 반이나 묶여 있었거든"
많이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응 미안 조금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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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이불에서 꼬리꼬리한 냄새나"
"응 어젯밤에 할아버지 술먹고 와서 씻지 못하고 그냥 자서 그런가봐
할머니한테 세탁하라고 해야 겠다"
"아니거든 할아버지 한테도 맨날 꼬리꼬리한 냄새나?
머리를 천정에 처받힌 듯 어질 어질--
하던일 멈추고 놀란 눈으로 돌아 봤습니다.
처음 들어본 말이었습니다.
이놈이 밖에 나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더니 드디어 늙으니 냄새를?
난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 했는데
난 술은 즐겨도 담배도 안 피우는데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는데
내 반응이 의외였을까요?
이놈이 확 내품에 안기며 코를 킁킁 댑니다.
"그래도 나는 할아버지 냄새가 좋아"
병주고 약주고
자기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언잖은 마음을 배려할줄도 알고
자아가 형성 되어 가는 중인가 봅니다.
나는 하던일 멈추고 그 놈과 같이 페**즈를 몸에 뿌리고 이불에 뿌리고 --
그리고 심심하지 않게 이것 저것 동원 하여 놀아 줬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난
날 춥다고 조금은 게을음을 피우던 샤워하기를
여름날과 같이 하고, 양치질 하고 가글 하고
짝사랑이 오래오래 가길 기원하며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결국은 짝사랑인줄 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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