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스크랩] 초보 늙은이

초의거사 2013. 3. 15. 10:50

구청장을 면담하고 나서 몇몇이 모여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 헤어진게 7시쯤인가 ?

 

집에 와 취한김에 소파에 그대로 누워

 

T V 보다가 깜박 잠이 들은 모양이다.

 

때르르릉 ~~~~

 

전화벨 소리에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았는데 -

 

여보세요 ?

 

아들이예요 아빠! (경북 구미에서의 안부 전화다)

 

응 왜 ?

 

그런데 아빠 어디 편찮으세요 ?

 

아니 괜찮아. 왜 ?

 

그런데 왜 목소리가 이상해요.

 

응~ 금방 졸다가 전화 받아서 그런가 보다 괜찮아.

 

예~ 그런데요 감기 완전히 안떨어 졌으면 병원에 한번 더 가보세요.

 

       술 너무 드시지 말구요.

 

그래 알았다 주말에 올라오니 ?

 

아니요 못가요 그래서 전화 했어요.

 

그래 근무 잘 해라.

 

예~ 들어 가세요.

 

참 기분이 묘 했다.

 

지금 까지 집안 어른 건강 걱정하고 조언해 드리고 했던것이

 

나 만의 일 인줄 알았는데

 

이제 내가 애들 한테 건강 걱정을 끼치는 위치가 되어 있더란 말이다.

 

나 늙었나 ?

 

아닌데 --

 

이놈들이 나를 늙은이로 만들어 가는것 같기도 하고 --

 

그럼 이런 안부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할까?

 

그것도 아닌데 --

 

이것도 껄쩍찌근 하고, 저것도 껄쩍찌근 하고

 

참 기분 묘 하네

 

나는 아직 --- 이놈들아 나는 아직 --- ?????

 

아 - 세월이 가긴 가나 보다

 

-

 

-

 

그냥 ! 근심걱정 다 버리고 한판 놀아 볼까 ?

 

어~ㄹ 쑤

 

가세 ! 놀러나 기세

오늘은 자다 여기서 놀고

내일은 가다가 저기서 놀고

얼~싸,  절~싸

 

놀러나 가세 놀러나 가요

금천구 땅으로 놀러나 가세

얼~사,  절~사

           (웃다리 풍물굿 중 사설)

 

 

 

 

 


 

 

출처 : 금천문화원 사물놀이 및 난타 교실 <천지조화>
글쓴이 : 초막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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