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잔인한 4월

초의거사 2019. 11. 19. 12:16

계절적으로 보면 4월 처럼 변화 무쌍한 달도 없을 겁니다

초순엔 겨울 추위가 아직 남아 옷깃을 여미게 하고

하순엔 여름인냥 더위에 그늘을 찾게 됩니다

요새 날씨를 보면 날씨가 널뛰기라도 하는것 같습니다

일주일 중에도 주초는 겨울 주말엔 봄

작년 4월에도 날씨가 이랬을까 생각조차 나지 않고

올해 들어 생전 처음 겪는듯한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던 2019년 4월 4일 오늘

목련이 피어 벌써 시들해지고

개나리 만발하고 벚꽃도 막 개화를 시작 합니다

공원을 거니는 사람들의 발길들도 한결 가벼워 보이고

표정도 한결 밝아 보입니다

겨우내 걸으며 들었던 이어폰속 음악도

새삼스럽고 흥겹게 들리고

무심한듯 흐르는 강물도 오늘은 유난히 반짝거려 보입니다

산책길에 만난 지인이 밝은 표정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넵니다

"아이구 아무게님은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여전 하십니다

세월이 비켜가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데

그 말이 영 재밌지가 않았습니다

갑자기 의식하지 않고 살았던 내 나이가 떠올랐습니다

나 보다 훨씬 선배님들은 나를 보고

"내가 아무게 나이라면 날아 다니겠다"

하십니다

난 10년쯤 젊은 후배들을 보면

"내가 그 나이라면 날아 다니겠다"

합니다

지금 생각이고 쓸데 없는 생각이지요

저 선배님 내 나이때 날지 못했고

나도 10년전에 못 날았거든요

그냥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회한이고 안타까움입니다


2019년도 겨울 보내고 봄 맞고 어수선 떨다

1분기가 후딱 지나가 버리는 걸 몰랐습니다

봄 보내고 여름 맞이 하고 어수선 떨다

또 2분기가 후딱 지나가도 모를 겁니다

항상 지나가면 뒤 돌아보며 아쉬워 하고 세월 탓 하지요

그 세월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 다 알면서

모른체 하며 세월 탓 합니다

세상에 대한 기대도 원망도 욕심도 다 부질 없는 줄 알면서

모른체 하며 현실성 없는 기대도 크게 하고 

가끔은 실체도 없는 원망도 크게 하고

욕심은 양볼이 늘어지도록 맘속에 쌓아두고 못버립니다


오늘은 따뜻한 양지녁에 가부좌 틀고 앉아

흐르는 강물 바라보며 명상이나 해볼까

해 본들 미련하고 아둔한 내게

깨달음이 있을턱이 없겠지만

-------

'마음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산당의 무서운 세뇌교육  (0) 2019.11.19
걷 모습에 빠진 세상  (0) 2019.11.19
봄이 너무 쉽게 올까봐 걱정입니다  (0) 2019.11.19
2018 년을 보내며  (0) 2019.11.19
초록에 지쳐 단풍이 든다?  (0) 2018.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