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이 단풍에 대해
"초록에 지쳐 단풍이 든다 " 했던가
그럼 "한낮 태양에 지쳐 황혼이 오려나?"
"청춘에 지쳐 늙음이 오려나?"
지나친 비약일까? 나의 삐딱한 마음이 그렇게 비약을 하는 걸까?
난 저 시인의 비유에 동의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을 거스리지 못할 거 니까
스스로 위안 받기 위해 인간의 교활함이 만들어 낸 표현일꺼다
그래도 안타까운건
지쳐서 오던 자연 현상으로 오던
단풍은 -- 황혼은 걷보기에라도 아름다운데
나의 늙음은 어느 한구석 봐줄만한 곳이 없다
누군가 TV에 나와서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어쩌구 저쩌구 - 개뿔.
자연은 마지막 모습이 걷보기에라도 화려 한데
인간은 왜 그렇지 못할까?
걷모습은 더러워 지고
마음은 스스로도 감당못하고 치사해 지고
욕심은 하늘을 찌르고
시월의 마지막 밤도 지나고
마지막 잎새의 모습을 보게 될날이 코앞인데
첫눈의 계절을 맞고 있는데
지난 시간의 아쉬움과 회한에 마음을 고정 한체
스스로 만들어 낸 괜한 투정에
스스로 만들어 낸 괜한 외로움에
마음을 오돌 오돌 떨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똥폼 잡으며 혼자 쇠주잔 기울여 봤자
아침에 숙취에 시달리는 건
순전히 혼자 감당해야 할 또다른 괴로움
이제 더 늦기 전에 마음을 추스리고
싫더라도 자연에 순응해서 그곳을 향해 가야할텐데
이 나이에 투정도 사치요
이 나이에 외로움도 사치일터
남은 시간 그나마 덜 더럽고 덜 치사하게 살려면
매사에 순응하고 매사에 긍정의 마음으로
그렇게- 어렵더라도 그렇게
살아가야 할텐데
어쩔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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