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운영하다보니
일상적으로 그냥 웃고 지나칠 일도
새삼 매미있는 이야기거리로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어제 였어요
우리 성북국민학교 제 6회 동창회 (성우회)
송년 모임 공지를 우송하기 위해 우체국에 갔습니다.
년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군요
나도 맨 뒤에 줄을 섰지요
한참 뒤
내가 줄의 중간쯤 와 있을때였습니다.
청원 경찰이 다가와 슬쩍 내가 들고 있는 우편물을 보는 듯 하더니
약하게 소매를 끌며 잠간 보자는 눈짓을 하더군요
나는 의하한 눈빛으로 쳐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분명히 나를 부르는 눈치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일면식도 없는 잘 생긴 젋은 청년이었지요
순서를 잃는것 같아 아쉬웠지만
따라가 봤습니다.
소포 등을 포장하고 우편번호 책이있고
인터넷 검색도 할수있는 곳으로 가더군요
뒤따라 갔더니 정색을 하고 돌아서서
다짜고짜 거수경례를 올리는 겁니다
그러더니
"우편물 주십시요 제가 우송해 드리겠습니다."
"....????"
"혹시 김판곤(가명) 장군님 아십니까"
"...?????"
"제가 모시던 장군님 니신데 이번에 전역 하셨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
"독산동 우방 아파트에 본가가 있으신데 --"
"....???????"
이미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의 시선은 나한테 꽂히고----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아~~예~ㅖ"
엉거주춤
이친구 명함을 한장 내밀더니
"만나 뵈면 안부좀 전해 주십시요"
"ㅇㅇ 사단에서 장군님을 모시던 운전병 ㅇㅇ 입니다."
나의 깜박거리던 형광등 센스는
그때서야 뭔가 감이 잡혔습니다
이사람 내가 보낼 편지 봉투 겉봉에 인쇄된
<城友會>를 <星友會>로 착각한 것 같았습니다.
(아래 봉투 예)
성 우 회 (조남혁) 서울. 금천구 시흥동 866-3 전화 : 010-2417- ***** 우편번호 : 153-039
경기도 안양시 안양 6동 547-9 ㅇㅇ 아파트 109-2351 호
홍 길 동 귀하
435 - 325
|
나는 굳이 사양했지만
그 사람은 끝내 장군님들의 모임인
성우회 우편물에 대한 편리를 봐 줬습니다.
나는 사태를 알아 차리고도
주위에서 보내오는 시선을 즐기며
야릇하고 우쭐한 기분으로
아니라고 말 못하고
그냥 우체국 문을 나섰습니다
이 사람 문앞까지 배웅하며
역시 거수 경례를 올리더군요
지금 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앞으로 계속 우체국 드나들 일이 많은데
어찌해야 하나?
의도하지 않은 잠간의 우쭐함 즐기다가
앞으로 우체국 갈 일 있으면
멀고 먼 이웃 동네 우체국을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 동네 우체국 청원 경찰을 그만 두는 날 까지 ---
그리고 나는
김판곤 장군님께
그 사람의 안부를 영원히 전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방아파트로 한번 찾아가 볼까????
민승아 [2005 2집 신들린 각설이타령] - 18 노들.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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