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가을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추적 추적 내리는 꼴이 쉽게 그칠것 같지 않아요.
아마 이 비가 계절을 더 깊숙히 밀어넣을 겁니다.
일년 삼백 육십오일 매일 똑같이 흐르는 시간인데
이 때의 시간은 어디서 따로 온것 같이 더 빠르게 느껴 집니다.
하루 하루 성장해 가는 다은이를 보면 더욱더 ---
다은이가 생애 첫 시험을 본다고 여간 신경을 많이 씁니다.
언제까지나 밥 먹여 주고 자장 자장 재워주고 무릅위에서 안 내려올줄 알았는데
이제 자라서 "한자 8급" 능력 시험을 본다고 수험 공부를 합니다.
인터넷에서 기출 문제를 찾아 출력 하고 답안지 만들어 주니
틈틈히 알아서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연필을 꼭 쥔 손에서 제법 수험생 모습이 보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어린이 집에서 온 다은이가 주방에서 일하는 할머니와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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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은아 오늘이 무슨 날?"
"금요일 엄마 아빠 오는 날"
"그래 금요일 이야 참 일주일이 금방이야"
할머니 계절이 참 빨라 그치?
ㅇ ㅇ ㅇ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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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하이고 이놈아! 네가 계절이 빠른 걸 느끼면 우리는??
참 세월 빠릅니다.
나의 빠른 세월 속에는 언제나 다은이가 있습니다.
언제 까지나 자라지 말고 그냥 애기였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어서 자라서 학교 가고 잘 자란 예쁜 성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마음속에서 충돌을 합니다.
요새는 재롱잔치 연습도 하고
한자시험 준비도 하고
나보다 더 바쁜것 같은 다은이가 안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이제 시작한 일련의 이런 과정들을
앞으로 20년 넘게 하며 살아야 할 생각을 하면 --
그래도 한자 8급 능력 시험 잘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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