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외손녀)

다은이의 빠른 세월

초의거사 2016. 2. 21. 15:43

창밖에 가을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추적 추적 내리는 꼴이 쉽게 그칠것 같지 않아요.

아마 이 비가 계절을 더 깊숙히 밀어넣을 겁니다.

일년 삼백 육십오일 매일 똑같이 흐르는 시간인데

이 때의 시간은 어디서 따로 온것 같이 더 빠르게 느껴 집니다.

하루 하루 성장해 가는 다은이를 보면 더욱더 ---

 

다은이가 생애 첫 시험을 본다고 여간 신경을 많이 씁니다.

언제까지나 밥 먹여 주고 자장 자장 재워주고 무릅위에서 안 내려올줄 알았는데

이제 자라서 "한자 8급" 능력 시험을 본다고 수험 공부를 합니다.

인터넷에서 기출 문제를 찾아 출력 하고 답안지 만들어 주니

틈틈히 알아서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연필을 꼭 쥔 손에서 제법 수험생 모습이 보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어린이 집에서 온 다은이가 주방에서 일하는 할머니와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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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은아 오늘이 무슨 날?"

"금요일 엄마 아빠 오는 날"

"그래 금요일 이야 참 일주일이 금방이야"

할머니 계절이 참 빨라 그치?

ㅇ ㅇ ㅇ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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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하이고 이놈아! 네가 계절이 빠른 걸 느끼면 우리는??

참 세월 빠릅니다.

나의 빠른 세월 속에는 언제나 다은이가 있습니다.

언제 까지나 자라지 말고 그냥 애기였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어서 자라서 학교 가고 잘 자란 예쁜 성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마음속에서 충돌을 합니다.

 

요새는 재롱잔치 연습도 하고

한자시험 준비도 하고

나보다 더 바쁜것 같은 다은이가  안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이제 시작한 일련의 이런 과정들을

앞으로 20년 넘게 하며 살아야 할 생각을 하면 --

 

그래도 한자 8급 능력 시험 잘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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