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이땅에 정녕 봄은 오는가

초의거사 2020. 5. 18. 15:08

이 땅에 정녕 봄은 오는가

                   

겹겹이 쌓인눈 녹아 내리고

두꺼운 낙엽 사이로 움터오르는 새싹들

정녕 이 땅에 봄은 왔는가

봄은 다시 왔건만

한거풀 덧 입은 옷은 벗어도

한치 가슴속 두려움은 숨이 답답 하도록 압박해오는구나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구나

참혹한 전쟁의 두려움도

살떨리는 무차별 테러에 대한 두려움도

공간적으로 나하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남의 일

눈에 보이면 총알도 피할 수 있을것 같고

눈에 보이면 미사일도 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포는

시 공간을 떠나 언제 내 옆에 있는 것 같고

늘 옆사람이 바이러스 숙주 같고

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내 옆에서 벌어지는듯 무섭고

시장을 가도, 병원을 가도, 약국을 가도, 사람이 무섭고

말쑥한 사람이 길에서 서성이면 신천지에서 내려온 사람같고

집에 틀어 밖혀 스스로 사회와 거리감을 두고

TV를 틀면 하루 종일 불안만 가중 시키고

지나친 불안은 정서적으로 좋지 않다며

밖에 나가 했볕을 쬐고 가벼운 운동은 하라 하고

길을 걷다 재채기라도 하면

나라 팔아 먹은 놈 처럼 스스로 죄인이 되어 어쩔줄 모르고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듣도 보지도 못한 말이 생겨나고

사람과의 거리를 2m 이상 유지 하고

식탁에 앉을때는 지그재그로 앉아 있으라 하고

미쳐 버리겠네

정녕 이 땅에 봄은 오려나?

원래 인간은 이렇게 나약한데

입만 열면 다들 지 잘났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난리고

이 땅에 봄이 오고 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인천공항이 명절 대목때 재래시장 통 보다 더 복잡할테고

인간들 하는 짓이 하도 꼴 사나우면

5년쯤 뒤 바이러스는 또다른 모습으로 변종해서

또 침공을 해 오겠지

달에 가고 화성에 가고 명왕성에 가면 뭐 하나

누군가 그랬었지

인간의 멸망은 핵폭탄도 아니고 자연재해도 아니고

바이러스에 의해 지구상에서 멸망할 거라고

답답 하고 열나서

마스크 열고 복작거리는 시장통으로 쳐들어 가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 벗어 던지고

그냥 부어라 마셔라 코가 삐뚜러 지도록

다음날 생각을 못하고 미련하게

그냥 스스로 14일간 자가 격리 들어 갑니다

마스크 벗고 방종 ? 했으니까요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활용 폐지가 되어버린 달력  (0) 2021.02.15
잃어버린 봄  (0) 2020.05.18
두둠바리가 세상을  (0) 2019.11.19
별것 아닌것들이 ---  (0) 2019.11.19
화무 십일홍  (0) 2019.11.19